책소개
아스떼까 제국은 멕시코부터 벨리즈, 과테말라 및 온두라스를 포함하는 메소아메리카(Mesoamerica)라고 불리는 고대 문명 지역에서 발전했던 원주민들의 마지막 나라였다. 아스떼까는 1521년 스페인에 의해 멸망하기 전까지 번영했던, 현재의 멕시코시티에 있던 원주민들의 유일한 제국이었다. ≪여정의 두루마리(Tira de Peregrinación)≫는 아스떼까(Azteca) 제국의 신화와 역사가 함께 살아 있는 서사 기록이다.
이 고문서는 1746년에 보뚜리니[Lorenzo Boturini Benaduchi, 1698?∼1755?]가 수집한 목록(Catálogo del Museo Indiano de Lorenzo Boturini Benaduchi)에서 처음으로 그 존재가 알려졌다. 아스떼까 그림문자로 쓰였으며, 작성된 지 200년이 넘어서 알려졌다. 문자 자체와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따라서 고문서 해독은 이후 언어 및 역사학자들이 연구한 결과에 의존하게 되었다.
본 편저에서 주로 사용한 그림문자의 학술적인 해석은 패트릭 요한손(Patrick Johansson) 박사가 2008년 1월에 발간된 고고학 잡지 특별본에 발표한 것이다. 또한 그가 참조한 아우빈(Aubin) 고문서와 마리아 까스따녜다 데 라 빠스(Maria Castañeda de la Paz) 박사가 2006년 6월에 역시 고고학 잡지에 발표한 논문을 참조해 보충했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아스떼까, 그들 자신의 역사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는 그들을 정복한 유럽 열강이 본 고대국가 아스떼까의 모습만이 알려졌다. 신성한 절대군주가 지배하는, 화려하고 잔인하고 원시적이며 신비로운 나라였다. 왜곡된 역사의, 그것도 번영기의 극히 일부만이 소개된 것이다. 띠라는 아스떼까 사람들이 그들의 나라를 다지게 되는 초기의 어려웠던 시절의 역사다. 띠라의 지은이는 피비린내 나는 인신 공양의 제전이나 음모와 이해가 얽힌 정치 관계 등은 취급하지 않는다. 처음에 아스뜰란에서 같이 출발했던 부족들이 후반부에서는 서로 싸우는 복잡한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하지 않는다. 그러나 저자는 달라지는 생활의 모습과 함께 떽스꼬꼬 호수를 향하여 멕시까족이 이동하는 장소와 시간의 흐름에 대해 꼼꼼히 적고 있다. 띠라는 이 책은 우리에게 알려진 아스떼까 제국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흥미진진한 고문서다.
200자평
아스떼까(Azteca) 제국의 신화와 역사가 함께 살아 있는 서사 기록이다. 스페인 사람들이 도착하기 전 멕시코 원주민들의 그림 언어의 진수를 볼 수 있는 자료일 뿐 아니라, 신화적이면서도 역사적인 기록을 읽으며 아스떼까 부족의 사고방식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귀중한 문서다. 외국의 고대 문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 수 있을 것이다.
지은이
미상
옮긴이
정혜주는 멕시코 국립 역사인류학 대학의 고고학과에서 공부했다. 1989∼1993년 사이에 마야문명의 유적지인 멕시코의 치첸 이쯔아와 쁠라야 델 까르멘에서 발굴과 토기 분석을 했다. 이후 멕시코 국립대학에서 중미학을 전공하고 치첸 이쯔아의 연대와 토기 분석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 9월 귀국하여 메소아메리카의 고대문명 및 고고과학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현재는 부산외국어대학교 이베로아메리카 연구소의 연구교수로 있다. 메소아메리카 고대 문명의 토기 및 고문서에 관한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저서 및 역서로는 ≪멕시코시티≫, ≪중앙아메리카 치아빠스와 유까딴 여행에서 있었던 일≫, ≪여정의 두루마리≫ 등이 있다.
차례
제1장 작은 오쎄로뜰(Océlotl)과 그의 할아버지
제2장 꿀루아깐(Culhuacan)을 떠나서
제3장 꾸아우이뜰 오친뜰라(Cuahuitl Otzintla)가 둘로 갈라졌다
제4장 아스떼까(Azteca)에서 멕시까(Mexica)로 이름이 바뀌었다
제5·6장 물과 불/ 새로운 불을 지피는 의식
제7장 똘란(Tollan)에 머무르다
제8장 아뜰리뜰라라끼안(Atliltlalacyan)과 뜰레마꼬(Tlemaco)에서
제9장 아또또닐꼬(Atotonilco)와 아빠스꼬(Apazco)에서
제10장 촘빤꼬(Tzompanco)에서
제11장 살또깐(Xaltocan)과 아깔루아깐(Acalhuacan)
제12장 에까떼뻭(Ehecatépec)과 뚤뻬뜰락(Tulpétlac)에서
제13·14장 마게이(maguey)를 경작하고 뿔께(pulque)를 만들었다 / 우이사츠띠뜰란(Huixachtitlan)에 머물렀다
제15장 떽빠요깐(Tecpayocan)에서의 전쟁
제16장 아꼴나우악(Acolnáhuac)으로 피신하다
제17장 뽀뽀뜰라(Popotla)에서, 떼츠까띠뜰란(Techcatitlan)에서 희생의 제단을 세우다
제18·19장 아뜰라꾸이우아얀(Atlacuihuayan)에서 던지는 창을 받고 / 차뿔떼뻭(Chapultepec)에 도착하다
제20장 꼴루아깐(Colhuacan)의 포로들
제21·22장 꼭스꼭스뜰리의 부름 / 전쟁에 나아가다
참고문헌
해설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어느 날, 길을 가다가 노간주나무[꾸아우이뜰 오친뜰라(Cuahuitl Otzintla)]를 발견했다. 그 나무는 엄청나게 굵었다. 나무의 발치에 우이칠로뽀츠뜰리의 신전을 세우고 우리들은 그곳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신전 앞에서 모두 함께 음식을 나누었는데 갑자기 큰 소리가 나면서 나무가 둘로 갈라졌다. 우리들은 놀라서 정신이 혼미하여 있는데 우이칠로뽀츠뜰리의 말씀이 들렸다.
“여덟 마을 사람들과 작별을 하라. 각자의 길을 가라.”
-11쪽
2사탕수수 해(1248)는 52년이 지나가고 새로운 해가 시작되는 해다. 과거의 모든 것이 끝나고 새로운 것이 시작되는 이때는 아주 위험한 시간이다.
꼬요뜰, 오쎄로뜰, 아요또츠뜰리(Ayotochtli)는 모두 함께 사냥을 나갔다. 그들은 토끼보다는 가죽과 더 많은 고기를 얻을 수 있는 표범을 잡고자 했다. 주위를 살피며 나아가다가 아요또츠뜰리는 거북을 보았다. 그것을 잡아 배낭 속에 넣고 동료들을 찾았다. 도중에 치치메까 전사들을 만났다.
“우리들의 숲에서 무엇을 하고 있나?”
꼬요뜰이 오쎄로뜰과 함께 뒤에서 나타나며 말했다.
“숲은 모두의 것이야.”
-35쪽